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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.3
아침에 눈을 뜨고 두시간가량 하기 싫은 아침 집안일을 하고 설거지까지 끝내고 쓰레기도 버렸다. 집안이 한결 깨끗해졌다. 정말 하기 싫어서 좀 오래걸린것 같다. 근데 그래도 나쁘진 않다.
오랜만에 요리를 했다. 아침에 베이컨과 계란을 먹는다. 후식도 준비해뒀다. 외국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행복에 대한 기준이 낮아진 것 같다. 어릴땐 엄청 넓은 집에서 고급진 음식을 먹어야만 행복할 줄 알았다.
근데 진짜 좋다는 호텔들에 숙박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그러면서,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느꼈다.
살아가면서 문득 최고급 호텔에서 경험했던 것과 내 지금의 삶의 유사점들을 느끼게 된다. 그러면서 난 제법 행복한 사람이라는걸 느끼게 되고, 내가 원하는 삶이 여기서 멀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.
어제 하루간 날 움직이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? 그저 성실에 대한 압박감? 아니면 남들에 대한 승리감? 아니면 모두 다 일수도 있다. 뭔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느낀다.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그게 멋있는 삶 같고 남들도 그렇대.
남들보다 일찍 일어난 것에 승리감을 느낀다. 도서관에 지금 아무도 없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. 이런 희열이 도덕적인건지 야비한건지 그런건 상관 없다.
어제 날 집에 돌아오게 한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자. 난 어제 집중이 안됨을 느끼고 집으로 돌아와서, 집에 와서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. 난 아마 놀고 싶고 지쳐서 무의식적으로 집을 향한 내 발걸음을 합리화시킨게 아닐까?
내가 예민해진건지 옆자리 사람들이 신경쓰인다. 예전엔 초입자인 내가 을이라고 느껴서인지 뭐든 주눅들어 남들이 다 옳다고 믿었는데, 며칠동안 짬이 생긴건지 남들이 못마땅해지고 불만이 생겼다.
퀴퀴한 냄새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했다. 그 냄새가 나에게서 나온 것일까? 난 분명 씻었는데. 그 사람들이 주위로 그런 공기를 퍼뜨린 걸까? 아니면 몇달간 빨지 않은 내 운동화에서 나온 냄새일까? 오늘 같이 맑은 날엔 도서관 환기 좀 시켰으면.
옆자리 남자는 내 시선을 신경쓰는 듯 했다. 난 그런게 참 싫다. 시야가 넓어서 보이는 것 뿐인데 괜히 신경이 쓰인다. 다리 떠는 왼쪽 사람도 자꾸 눈에 보여서 참 거슬린다.
셀피를 너무 했나 조심스럽다. 그래도 이 블로그는 부끄러울게 없으니 셀피를 해도 크게 문제될건 없다.
어제는 쇼핑을 하려 했다. 내가 사고 싶은 물건들 목록을 적어두고 가격을 확인해보니 싸기는 하지만 내가 현재 가진 돈이 너무 적다.
돈을 좀 아껴야 하는데 사고 싶은 욕심만 넘쳐나니 한심하다. 먹지도 않을 라면 괜히 샀다. 난 집에서 아침만 해결하면 되는데..
아침엔 무얼 할까? 화학은 하고 싶지 않다. 화학 하니까 또 한끝 차이로 잃어버린 내 돈과 명예가 떠오르며 안타까워진다. 아니야 어쩜 이게 잘된걸지도 몰라. 더 큰 고생과 안타까운 일들은 겪지 않았으니. 열등감 갖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만을 정확히 보자.
하기 싫은 공부도 어느 순간 하고 싶어지는 날이 올까? 재미 없고 지루한데 내가 이걸 지속할 수 있을까? 지쳐서 쓰러지고 다시는 쳐다보기 싫다는 마음을 갖는게 아침마다 반복되면 너무 괴로울 듯 하다. 어떻게 하면 이게 재밌어질까..
생물이나 유기는 그나마 할만 하다. 생물은 소재 자체가 재밌고, 흥미로운 내용이고, 유기는 한가지 방식을 알면 그걸로 문제가 다 풀리는게 재밌다. 퍼즐맞추기 같기도 하고 십자말 풀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재밌다. 난 복잡한 문제풀이와 사고과정 확립하는 것 보다는, 그냥 이해하고 외우는게 흥미에 맞는 것 같다. 적성은 또 모르겠다.
'낮잠을 안자느라 괴로웠다. 어젠 결국 굴복하고 15분가량을 잤는데 그래서 그런건진 몰라도 잠이 잘 안왔다. 오늘 눈뜨기가 조금 힘들었다.
하늘은 지금 동이 튼다. 아직 해가 길어지려면 멀었다. 5시쯤에, 아니 되도록이면 4시쯤에 해가 떴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될 수 있을까?
카페인은 3시 이후로 입에 대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. 아무리 약해도 나에게는 강해. 카페인에 민감한지 그저께는 12시 넘어서까지 잠을 잘 못잤다.
가끔 과거의 일을 떠올리며 억울해하고 분노할 때가 있다. 그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? 그들의 부족함과 상처를 비웃고 그냥 넘어가주는게 맞을까.
어젯 밤에 집에 오면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설정하는 상상을 했다. 내 첫사랑의 얼굴이 떠올랐다. 걔랑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 지금 연락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사인데 뭘 어떻게 해ㅋㅋ
슬슬 깰 준비를 해야겠다. 조금은 지치는 것도 같다. 과연 오늘을 잠과의 싸움에서 버틸 수 있을까? 게임으로 졸음을 쫓는게 가성비가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. 낮잠을 전혀 안자려니 힘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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